시인 노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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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67    업데이트: 14-02-20 15:52

작품방

낮잠
노현수 | 조회 883

낮잠

 

 

시간의 꼬리를 물고 늘어진 여름한낮이 끈적거리는 허공을 후벼 파고 있다 해를 쫓듯 달아나기만 하던 내 허상의 시계가 멈춘다 내리쬐는 화염에 치욕을 틔우는 뜨거운 꽃잎처럼 내 몸에 악의 열꽃 처연하게 핀다 그 꽃, 잠꼬대를 하고 이빨을 간다 내 몸 속 뎅강뎅강 목이 잘려지는 꽃잎처럼 이방인인 내 팔 다리가 토막 난다 아직도 따뜻한 몸뚱이처럼 꽃잎들 여기저기 흩어져 숨 헐떡이며 뒹군다 가위 눌려 토막 난 내 낮잠은 어디 멀리 다녀온 시간처럼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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