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노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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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67    업데이트: 14-02-20 15:52

작품방


노현수 | 조회 904

 

 

전봇대에 붙어 오래 비어있는 한 칸 전세방, 가로등 불빛 길다랗게 늘어져 있다 날마다 빈 방엔 저절로 불 켜졌다 꺼지고, 오늘도 만삭의 달만 소리 없이 누누이 묵어간다. 경계 없는 허공의 저 방, 별똥별 근심처럼 쏟아져 내리고 기억 속 슬픈 애인은 몇천 번 스쳐 가고 오는데 저 홀로 든 달빛인양 쓸쓸하다

설운 몸뚱이 가누기조차 힘든 어느 노숙하던 한 영혼이 어둠에 실려 간다 전봇대에 붙어 오래 비어있는 한 칸 전세방 전단이 사무치게 바람에 만장처럼 나부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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