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노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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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67    업데이트: 14-02-20 15:52

작품방

파장
노현수 | 조회 942

파장

   

 

늦은 여름 풍각 장날

파리 떼만

주정꾼이 게워내는 욕설 곁으로 달려든다

이마에 그어진 주름살만큼

늙어버린 운동화

남루한 흔적들이 찰거머리처럼

군데군데 붙어 다닌다

 

한 사발의 막걸리가 되고

웃음이 될

떨이하지 못한 마늘 두어 접

시장 안 하루의 끝에 매달리고

걸쭉한 인정을 말아주던

뚱보 아줌마 국밥 집 천막도 걷힌다

 

내 안으로 휘적휘적 걸어오는 어둠

하늘을 지우고, 그 사람을 지우고

내 언어를 지우고, 지우고

지친 발자국은 또

서쪽을 더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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