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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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33    업데이트: 23-07-1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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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반 병
박숙이 | 조회 830

소주 반 병

 

걱정이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까

아픔이 없으면 무슨 건덕지로 살까

 

어둠과 마주앉아

소주 반 병을 쏟아붓던 날

나는 그만, 집게벌레처럼 팍 엎어져 버렸다

새까만 자유였다

 

참 재미있고 우스꽝스러운 일은

눈물이 깔깔깔 웃고 있는 것이었다

아픔이 더듬이 위에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장미꽃같이 발갛게 피어오르는 이 자신감,

내 속에 이런 낯선 모습이 숨어 있었던가

 

풍파가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까

평지만 있으면 무슨 재미로 살꼬

 

사실 내게서 이런 것마저 떠난다면야

나는 돌 아니면 나무,

물이라는 생각에 미치니

눈에서 알코올이 줄줄 흘러내린다

 

소주 반 병!

욕망의 저 머리통에다 쏟아붓고 싶다

나를 分列시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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