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반 병
걱정이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까 아픔이 없으면 무슨 건덕지로 살까
어둠과 마주앉아 소주 반 병을 쏟아붓던 날 나는 그만, 집게벌레처럼 팍 엎어져 버렸다 새까만 자유였다
참 재미있고 우스꽝스러운 일은 눈물이 깔깔깔 웃고 있는 것이었다 아픔이 더듬이 위에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장미꽃같이 발갛게 피어오르는 이 자신감, 내 속에 이런 낯선 모습이 숨어 있었던가
풍파가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까 평지만 있으면 무슨 재미로 살꼬
사실 내게서 이런 것마저 떠난다면야 나는 돌 아니면 나무, 물이라는 생각에 미치니 눈에서 알코올이 줄줄 흘러내린다
소주 반 병! 욕망의 저 머리통에다 쏟아붓고 싶다 나를 分列시키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