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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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146    업데이트: 21-11-04 13:00

마른 멸치
아트코리아 | 조회 505

 마른 멸치 

- 박숙이-

   
죽었어도 
감을 수 없는 멸치 눈알이 섬뜩하다 
누구에게, 하나같이 항거하듯 입을 꼭 봉하고 있다
입안을 벌리니, 똥이 거기까지 도망쳐 와 있다  
잡힐 때의 그 방향이 그대로 박제되어 더 안쓰럽다
집으로 급하게 가는 중이었을까 
길마다 촘촘한 힘의 그물 앞에서
얼마나 다급했던지 생똥이 타 새까맣다
죄라면, 큰 물살에 채이며 비린내 팍팍 풍긴 죄,

자세히 보니, 비린내는 죽어서도 폴폴 살아난다 그래그래
그게 산 증거다, 그것만큼 찡한 진실이 어디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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