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37    업데이트: 21-12-14 13:49

법문 한자락

​여덟 번째 법문 한 자락...
관리자 | 조회 264
여덟 번째 법문 한 자락...
 
정선스님 求道記(구도기)
 
도 터지는 날 前篇(전편)
 

 
虛空境界를 豈思量가 大道淸幽理更長이로다
 
但得五湖風月在하면 春來依舊百花香이로다
 
..............................................................탁!탁!탁!(주장자)
 

 
허공경계를 기사량가 대도청유이갱장이로다
 
단득오호풍월재하면 춘래의구백화향이로다
 
............................................................咄!(돌)!
 

 
허공 경계를 어찌 생각으로 헤아리겠는가?
 
대도는 맑고 깊어 그 이치 더욱 깊도다.
 
다만 오호에 풍월이 있어 얻을 수 있다면
 
봄이 오고 옛날처럼 백화가 향기로우리.
 
..............................................................咄!(돌)!
 

 

 
새해에 신도 여러분!
 
부처님의 가피 속에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은 새해 벽두 초하룻날 법회를 앞두고 저의 도 닦는 수행기의 일화를 소개할까 합니다. 오래 전 이야기입니다.
 
용탑선원에서 큰스님을 모시고 장경 불사를 할 때인데, 하루는 고암 큰스님께서 白蓮庵(백련암)에 가서 성철 큰스님을 찾아보라고 하셨습니다. 나는 무엇 때문에 찾아보라고 하는지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큰스님께서는 찾아보고 오라면 그리할 것이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으냐고 꾸중을 하셨습니다.
 
당시에 나는 출가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성철스님이 그 당시 종정이셨지만 고암 큰스님이 더 먼저 종정이 지내셨고 절 항렬도 높은지라 우리 스님이 더 큰스님이라고 믿었고, 법을 물어도 나는 우리 스님에게 물었던지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백련암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굽이굽이 돌아가는 백련암 가는 길이 너무 아름다워 가을 경치에 취해 바위에 앉아 참선하다가 해 질 녘이 되어서 백련암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백련암에 들어가 성철 큰스님을 친견하러 왔다고 하자 시자는 너무 늦었다고 하면서 큰스님을 만나지 못하게 앞을 막았습니다. 나는 불현듯 큰소리를 치면서 고암 큰스님의 심부름을 왔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시자는 내 목소리에 기가 죽었는지 길을 열어주면서 성철 큰스님에게 안내해 주었습니다.
 
성철 큰스님의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조각 누더기를 입고 환하게 저를 맞이하는 큰스님께 큰절을 올리고는 특별히 할 얘기도 없고 해서 무슨 말을 하기는 해야 하는데 문득 평상시 화두하던 생각이 나서 아미타불이 어디에 있는지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큰스님! 염도염궁무념처(念到念窮無念處)면 육문상방자금광(六門常放紫金光)이라고 하였는데,
 
저는 六門(육문)이 六根(육근)인 줄 알고 있는데 육근이 자금광에 비친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이 말은 아미타불재하방(阿彌陀佛在何方) 착득심두절막망(着得心頭切莫忘) 염도염궁무념처(念到念窮無念處)면 육문상방자금광(六門常放紫金光)에서 뒤 구절만 따온 것으로 “아미타불이 어디에 계시는가? 마음 깊이 새겨두고 간절하게 잊지 말라. 생각하고 생각하면 無念 處(무념 처)에 이르고 여섯 문이 어느 때나 금색 광명이 나타남을 본다”라는 말입니다.
 
큰스님께서는
 
“수좌는 누구인고?”
 
“예, 저는 고암 스님의 막내 정선입니다.”
 
“어디서 왔는고?”
 
“용탑선원에서 왔습니다.”
 
푸른 눈으로 저를 보시고 손바닥을 치시면서
 
“내 지금 수좌에게 자금광을 빛나게 했노라.”
 
“.................!”
 
말문이 막혔습니다.
 
나는 그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큰스님의 얼굴을 쳐다보니 큰 눈으로 사자가 토끼를 노려보듯 눈에서 淸光(청광)이 나서 그만 나도 모르게 엎드렸습니다. 아무 생각이 없고 무슨 말을 하여야 할지 두려웠고 정신이 멍하였습니다.
 
그러자 큰스님께서
 
“이놈이” 죽비로
 
“할!”
 
하면서 저의 기를 꺾어 버렸습니다.
 

 
큰스님께서는
 
“공부를 조금 더 해. 疑端(의단)을 갖고 하면 수좌는 언젠가 자금광의 빛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격려하며 고암 사숙님, 우리 스님의 사적인 안부를 물으셨고, 잠시 얘기를 하다 내려왔습니다.
 

 
나는 백련암을 다녀온 뒤로 자나 깨나 하나의 의문에 사로잡혔습니다.
 
“내 수좌에게 자금광을 빛나게 했노라!”
 
큰스님이 나에게 무슨 자금광을 빛나게 했는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였습니다.
 
그리고 고암 큰스님께 성철 큰스님을 뵌 이야기를 하자 고암 큰스님께서는 허허 웃으시면서
 
“그것은 네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육문은 육근이요, 육근은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라. 안이비설신의 안에 자금광이 비친다면 그 빛은 무엇일까? 그런데 큰스님은 나에게 몇 마디를 묻고는 자금광을 빛나게 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나는 성철 큰스님의 말씀을 자나 깨나 생각하고 參究(참구)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찾아도 찾을 수 없는 의문을 가지고 있자니 갑갑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여 어느 때는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큰스님께...
 

 
다음에 2편이 이어집니다.
 

 

 

 

 
==
 
寒山指頭에 月團團하니 多少傍觀이 眼如盲고
 
但向指頭開活眼하면 滿目寒光을 無處藏하리라
 
..............................................................탁!탁!탁!(주장자)
 

 

 
한산지두에 월단단하니 다소방관이 안여맹고
 
단향지두개활안하면 만목한광을 무처장하리라
 

 
한산 손가락 끝의 달은 둥글고 둥근데
 
많은 방관자의 눈은 맹인과 같도다
 
다만 손가락 끝을 향해서 활안을 열면
 
눈에 가득한 찬 빛은 감출 곳이 없으리라
 
.............................................................咄(돌)!
 
.....................................................나무아미타불!(목탁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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