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손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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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8    업데이트: 13-04-10 10:48

자유로운 이야기

작가 손호출의 ‘가는 길에 바라 본 일상의 풍경들’ - 이미애
아트코리아 | 조회 1,341

작가 손호출의 ‘가는 길에 바라 본 일상의 풍경들’

 

“우리는 하루하루 일상 속에서 무언가를 느끼고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떤 인생이든 그것은 경험이라 말할 수 있는데, 경험이란 생체(生體)의 자극과 그 반응으로써 다섯 개의 작은 오관(五官)이 기쁘게 놀라고 근육이 행위에 응답하는 경련이고, 손이 쉼 없이 갈망하며, 혀가 발음하려는 움직임이다.”

경험주의 철학자로 알려진 어윈 에드만(Irwin Edman 1896~1954)이『예술과 인간』이라는 저서에서 언급한 말이다.

인간은 누구나 일상이 없다면 ‘나’라는 존재는 있을 수 없으며 일상을 통해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고 대변해 주는 것이 바로 ‘나’라는 존재이다. 그래서 이 시대의 예술가는 자신의 세계에서 겪은 일상의 경험과 체험을 자기화(化)하여 내면에 감춰진 무언가를 드러내 보이고자 하는 창작의욕으로 작품을 창조해 낸다. 그러기에 예술가에게 일상이란 작품의 원초적 소재이며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특히 인간의 내면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언어를 통해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 낼 때 시각적, 청각적인 감각을 이용해 얻었던 경험을 작가 자신이 직접 겪으며 느꼈던 일상의 일들을 모방하기도 하고 변형을 통해 색다른 무언가를 창조해 내기도 한다.

그래서 무릇 예술가의 작품은 작가의 근본적인 의식을 발췌해 담아내며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자신의 존재의 근원을 찾아 그것을 작품에 투영시키게 마련이다.

따라서 이러한 과정을 거쳐 탄생한 예술작품은 사물로써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창작의 세계를 이루게 되고 이를 관찰하는 관람자들로 하여금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작가의 의식을 전달하게 된다. 일상의 경험을 통하여 얻은 이미지는 작가의 내면의 주관적인 반응을 거쳐 비로소 독창적인 이미지로 나타나게 되며 일상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접한 풍경들이 일단 예술가의 시야에 들어오면 일상 세계와는 다른 의미를 지닌 작품으로 새롭게 해석되어 진다.

그런 점에서 대부분의 예술이 자연과 현실의 모방으로 이루어진다면, 이번에 전시되는 작가 손호출의 ‘가는 길에 바라 본 일상의 풍경들’은 바로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을 현실세계에 투영시킨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가 일상생활에서 겪었던 희로애락(喜怒哀樂)과 관련된 정서적 체험과 그것의 내적 성찰과 정신적인 결합을 통해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작품을 통해 바라 본 미(美)적 경험은 일상생활 속에서 보편적으로 산재하고 있는 것을 찾아내 미의식으로 승화시켜 작품 속에 ‘행복’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담아냈다. 따지고 보면 그의 ‘일상’이라는 것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이야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흔히 접할 수 있는 주변의 풍경 속에서 자아(自我)를 발견하고 자신의 기억과 추억을 되살려 창작에 반영하는 것은 아무도 근접할 수 없는 작가 손호출만의 특장(特長)이 아닐 수 없다.

작가의 내면성이 표현형식을 빌어 나타나는 예술적 측면에서 볼 때 그 표현의 의미는 자기 존재의 치열한 확인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탄생한 그의 작품들은 추억 속의 일상이 가감 없이 등장하고 상징적으로 표현하여 내면의 정서를 담아내는 등 평범하지만 소박하게 마치 한 편의 일기장처럼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그는 특히 조형요소의 기본인 점(點)에 무한한 매력을 느끼고 그 표현 가능성을 확장하려는 집념으로 붓 대신 나이프로 점을 찍어 화면 속에 대상을 형상화하였다. 회화의 기본구성이 되는 점(點)과 색채(色彩)의 점묘 표현 기법은 색(色)으로 표현한 점(點), 이른바 색점(色點)의 반복과 중첩을 통하여 대상의 묘사나 색(色)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을 말한다. 그러나 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나이프 끝으로 수백, 수천 번씩 점을 찍어 작품을 완성해 내는 과정은 그야말로 뼈를 깎는 작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만난(萬難)의 과정을 거쳐 탄생한 그의 작품은 주로 시골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고향에 대한 향수나 여행을 통해 경험하는 삶의 여정을 주제로 심상화된 풍경을 자유롭게 표현하여 각박한 도시생활에 찌든 현대인들과 정적(靜的) 정감을 향유하기에 안성마춤이라 아니할 수 없다.

작가 손호출은 누구나 경험하고 있는 친근한 소재로 대중이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게 평범한 일상의 세계를 점점이 수놓듯 표현하여 빛이 곳곳에 스며드는 독특한 색감으로 형상화 하는 작업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작가이다.

 

- 이 미 애 (수성아트피아 전시기획팀 팀장 · 미술학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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