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3    업데이트: 13-07-08 10:38

'12 영남의 수묵화전

<영남의 수묵화전>을 열면서
아트코리아 | 조회 819


<영남의 수묵화전>을 열면서
 
 1970년대 이후 우리네 전통회화의 공식적인 명칭은 물론 ‘한국화’입니다. 일제의 식민지책략의 일환으로 붙여진 ‘동양화’라는 이름을 버리고 우리 이름을 찾고자 한 노력의 결과입니다. 이 당시 ‘한국화’의 기원을 어디서부터 비롯하느냐 하는 많은 논의가 있어왔습니다. 그 결과 대체적으로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로 의견이 모아진 바 있습니다. 오랜 우리네 회화사에서 중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독자성이 초점이 되었던 것이지요. 그 독자성의 근거가 중국의 관념산수에서 벗어나 실경을 재구성하는 ‘진경’이었던 것입니다.   
 
 ‘진경’은 사실을 그대로 재현하는 ‘실경’이나 ‘사경’과는 의미가 조금 다릅니다. 실경을 바탕으로 하되 작가의 철학이나 조형관을 중심으로 재구성한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따라서 실경을 통한 우리 산천의 관찰과 해석은 우리 겨레회화의 가장 차별화된 국제적 경쟁력이기도 합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보면 대구를 중심으로 한 영남의 전통회화는 비교적 그 뿌리가 약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구화된 조형미학이 혼재된 70년대로부터 현대적 개념의 한국화가 유입되었으나 지나치게 다변화의 길을 걸어 나갔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작가지망생들을 배출하였으면서도 뚜렷한 경향이나 개성이 약해 보이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회화에서의 미의식은 다분히 미래의 가치를 구현하기 마련입니다. 전통에 얽매이기보다는 전통을 초월할 때만이 새로운 가치질서가 형성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가장 오랜 검정을 거친 전통을 차단해서는 결코 안 됩니다. 오히려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노력이 독자성을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화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인식을 함께 하는 지역의 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물론 현장을 통한 자연의 관찰과 개별적인 해석으로 ‘진경’과 ‘수묵’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들입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상호간의 소통과 새로운 모색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바랍니다.
 
 
2012년 2월 

출품 작가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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