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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는 빠른 손놀림으로 즐겁게 노닌 제 흔적입니다 / 함양타임즈 / 2022-10-04
아트코리아 | 조회 207
스케치는 빠른 손놀림으로 즐겁게 노닌 제 흔적입니다

곰갤러리, 이준일 화백 '네팔, 티벳 풍물 드로잉전'

정수천 기자
기사입력 2022-10-04


▲ 이준일 네팔,티벳 드로잉전      © 정수천 


- 2022년 10월 1일(토) 오전 10시 25분, 곰갤러리

- 이준일 화백(곰갤러리 관장)



▲  10월 1일, 곰갤러리 이준일 관장      © 정수천 

Q 안녕하세요, 관장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이번에는 관장님 작품으로 전시를 하시네요? 전시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A 네. 1996년에 네팔과 2007년에 티벳을 여행하며 스케치한 작품 30여 점을 정리하고 재구성해서 전시를 하는 것인데요, 전시회는 10월 1일부터 30일까지입니다. 

Q 예전에도 스케치한 작업을 전시한 적이 있었나요?

A 아닙니다. 현장을 스케치한 작업을 전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원래 스케치는 일종의 밑그림이라서 작품을 위한 도구 정도로 여겨지지만, 독립적인 하나의 작품이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그 생각을 한번 드러내 봤습니다.


▲ 전시 작품       © 정수천 

Q 그렇군요. 그런데 작가분들이 스케치보다는 사진을 작품의 밑그림으로 더 선호하시지 않나요?

A 사실 그렇죠. 저 역시 현장에서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한 대상이나 풍경에 대해 사진과 스케치를 함께 밑그림으로 만들기도 하구요. 가끔은 현장에서 사진을 찍고, 숙소로 돌아가 스케치를 한 뒤에, 나중에 작품을 그리기도 하구요. 제 작업 과정에서 스케치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Q 스케치가 작업 과정에서 중요한 이유는 뭘까요?

A 그 순간의 분위기나 제 감정을 사진으로는 충분하게 잡아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Q 그렇군요. 스케치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어떤 것입니까?

A 동적인 대상, 즉 사람은 움직임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크로키로 빠르게 표현해 놓구요. 자연이나 건물 같은 정적인 대상은 무조건 간결하게 대상의 특징을 파악하려고 노력합니다. 

Q 동적인 대상과 정적인 대상이 함께 있을 경우 어떻게 스케치를 하나요?

A 일단은 먼저 인물을 30초에서 1분 안에 크로키로 빠르게 그리고, 풍경을 5~10분 정도 걸려 그립니다. 그 뒤에 인물을 더 다듬는 작업이 추가됩니다.



Q 굉장히 빠른 속도로 작업이 전개되네요?

A 네. 스케치 작업을 할 때 서 있는 상태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피로도가 높습니다. 집중해서 빠른 속도로 대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아, 그렇군요. 전시된 작품들의 색감이 너무 좋습니다. 색은 현장에서 바로 넣으시나요?

A 현장에서 색을 칠할 때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숙소로 돌아가서 색을 입히거나, 집으로 돌아가서 작업을 할 때도 있습니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스케치를 하는 와중에 색까지 넣는 것은 힘듭니다



Q 이 아름다운 색들이 당시 현장의 색감은 아닌 거죠?

A 네. 현장의 색을 바탕으로 제 색감으로 재구성됐다고 보시면 됩니다.

Q 이 스케치들은 다시 큰 작품으로 만들어졌습니까?

A 큰 작품이 된 것도 있고, 스케치로만 남아 있는 것도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스케치로만 남아 있는 것들이 많은데요, 이번 전시를 위해 색을 입히다 만 작업에는 다시 색을 좀 넣기도 했습니다.


▲ 오른쪽 큰 작품이 스케치를 바탕으로 그린 작업이다      © 정수천 

Q 관장님에게 스케치란 어떤 의미입니까?

A 짧은 시간에 그림을 완성할 수 있어서 드로잉을 선호했습니다. 어쩌면 그림을 그리면서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는 게 내게 맞지 않는 부분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스케치는 빠른 손놀림으로 즐겁게 노닌 제 흔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Q 그렇군요. 관장님에게 그림이란 무엇입니까?

A 무엇을 어떻게 그려야 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을 그렸나 하는 것도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재료의 선택과 다루는 기술에도 제한을 두지 않고, 자유롭게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림을 완성할 뿐입니다.
 

잘 알겠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다음 기획전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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