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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조 33번째 개인전 '흔적' 봄갤러리서 열려
아트코리아 | 조회 811

2018-10-18
최영조 33번째 개인전 '흔적' 봄갤러리서 열려



 
화폭 전체가 짙푸른 청색이 깔려 있거나 혹은 온통 검은 색이 칠해져 있다. 그 위에 빨강, 노랑, 흰색 그대로 또는 혼합된 색감으로 비구상적 오브제가 도드라져 있다.

그림과 인연을 맺은 지 올해로 57년째. 언제부터인가 청(靑) 황(黃) 적(赤) 백(白) 흑(黑) 오방색을 좋아하게 됐고 특히 이 중에 청색과 검정색에 마음이 더 당겨 이 두 색을 자주 화폭에 쓰게 됐다는 비구상 화가 최영조 작가가 23일(화)부터 31일(수)까지 봄 갤러리에서 33번째 초대 개인전을 갖는다.

"팔순을 바라보면서 이제는 살아온 흔적을 지워야 할 때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모든 걸 지워가는 과정을 이번 작품들에 담았다. 그래서 이번 개인전 주제도 '흔적'으로 잡았다. 오방색은 우리나라 사찰 단청에서 모티브를 삼았다."

동국대 인문대학 재직시절 매주 스님들의 설법을 들으며 사찰을 찾은 지 40여년, 오방색과의 인연도 이때 시작됐다. 이번 전시에 출품한 작품은 30점으로 모두 올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신작들이다.

"대학을 퇴임하면서 정년 후 10년이 되면 꼭 한 번 전시회를 갖겠다고 결심했었고 지난해 반구상 작품들을 중심으로 개인전을 열었고 올해엔 완전한 비구상 작품들만 엄선해 다시 개인전을 열게 됐다."

미술평론가 장미진에 의하면 최영조는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들면서 추구하는 조형의 세계와 예술 의지의 방향은 자연과의 융화를 통한 인간성 회복이라는 면에서 일관성을 보인다. 그의 그림은 붓길에 실린 형태와 색채의 리듬이면서도 현실을 넘어서 영원한 유토피아를 꿈꾸는 시적 상상력을 담고 있다.

그래서 일까. 최영조의 비구상 그림을 오롯이 보고 있노라면 언뜻 시와 음악이 깃들여 있는 듯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번 전시 작품들을 자세히 보면 비구상적 화폭에서 여인의 형상을 찾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여인의 모습이 보는 이들에게 어떻게 드러나는가는 작품 감상의 또 다른 흥밋거리일 수 있다.

세월을 뛰어넘는 그의 창작의지는 표현방식에서도 다양하다. 재료와 그림매체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병행, 달력을 오려 그 뒷면에 그림을 그리는가 하면 일상에서 그냥 버리지는 폐지를 이용해 소품을 그리는 등 그의 예술의지를 밀도 있게 구사하고 있다.

이미지와 색채가 공존함으로써 파생되는 강렬한 대비가 역동적이며 시원의 상태와 현실의 경계를 허물고 서로 얽히고설킨 화면이 현실 시간의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기억의 저편에 있는 흔적을 드러냈다 지워버리는 과정은 최영조가 지닌 멈출 줄 모르는 예술에의 몰입과정이 아닐 수 없다.

최 작가는 1972년 문예한국 시와 의식 부문에서 신인상을 받았고 3번째 시집을 준비하고 있는 시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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