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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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103    업데이트: 22-04-04 16:03

정하해 시

와온은 없었다
아트코리아 | 조회 190
와온은 없었다
정하해

 

 광목이 아니어도 스민다
 이차저차, 산 것이거나 죽은 것이거나 다 매만져
 모두 뻘로 돌아왔다
 

 생의 현관을 웅성거리게 하는 저
 불우의 안까지
 누군가는 노을을 중계 하고
 

 우리가 여장을 놓는 건, 몸이 헐어서가 아니라,
 

 봉두난발 한 음절씩, 풀어내지 않고는 일어설 수 없는
 과거였다가
 몸의 전이었다가
 끝까지 트이지 않은 말문으로
 

 이쪽에서 그쪽으로
 아무 말이나 거기서는 다 비명처럼 녹아내리기만 해
 

 너라는 광기를 읽는 밤은 안녕하지 못했다
 밤은 천천히 움직였다
 조리개 없이도 밤은 내 안으로 찍혀들었고 사나운 바람은
 같은 시간에만 울었다
 

 여기저기 묻은 노을을 마치 이교도처럼 믿는 사람을 굳이
 따르지 않아도
 해는 사람의 종탑에서 산다고 누군가는 말한다
 

 빛이 어떻게 되는지는 궁금하지 않다
 나는 종신으로 왔다가
 내가 묻었던 곳곳을 닦아내는 일로도 벅차다
 

 저것은
 홀로그램 그리고 병원이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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