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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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103    업데이트: 22-04-04 16:03

정하해 시

연등이라는 배 외
아트코리아 | 조회 196
연등이라는 배 외

정하해 



할머니 걸음이 자꾸 붕 뜬다 

조 팝 꽃이 휘날리는 나무 아래를 

두 살배기처럼 

유모차를 잡은, 

백 년 간

정말이지 

몸으로 만든 연등을 쥐고 

팔랑팔랑 간다 

번호가 없는

바퀴를 천천히 따라가는 

저 한 벌의 등 

생애 안이거나 밖이거나 

흰 꽃들이 산부처를 마중 나오듯 

세상은 초파일 

할머니가 밀고 가는 몸이라는 

배 한 척 

생애를 다 메우고 

남은 여분을 켰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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