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과 어우러진 墨의향연
첫 개인전을 끝내고 다음 전시에 대한 해답을 찾는데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무릇 작가란 변신을 하고 자기 세계를 찾아가는 것이 話頭화두일 것이다. 순간 고민 없이 다가온 먹의 질감과 깊이의 遊戱유희를 표현해 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彩色채색과 화려함을 많이 표현해온 작가의 입장에서는 먹의 重厚중후함과 色彩색채를 섬세하고 깊게 만나고 싶었다.
동양화 특히 문인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세계 미술시장에서 특정 나라와 일부 작가에게만 취급되고 전승되어온 것처럼 편협하게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얼마나 어리석은 思觀사관인가, 진정 동양의 먹과 붓의 놀림이 얼마나 깊고 넓음을 인식한다면 동양화나 문인화가 보다 큰 정신세계의 예술임을 분명히 알게 될 것이다.
요즘 음악과 드라마를 통해 한류 열풍이 세계 각국에 크게 부각되지만, 우리의 그림 문화는 아직도 세계 미술계에 알려지지 않음을 고민해야 한다. 물론 일부 서양화가들의 활동으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진 작가도 있지만 그것은 순수하게 우리의 문화와 예술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대학을 다닐 때 독일에서 활동하고 지금은 작고한 윤이상 선생의 현대음악을 공부하고 접한 적이 있다. 그 분의 음악을 보면 하나같이 서양음악의 바탕 아래 우리나라의 음계와 가락, 악기 등을 사용해 새로운 현대음악을 탄생시키며 세계의음악인들을 매료시켰다. 훗날 베토벤, 모차르트 등과 함께 세계 음악사에 이름을 남길 것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우리의 음악이 현대음악의 主顧的주고적인 역할을 하듯이 미술도 서양미술의 색채와 구도에서 벗어나 먹과 붓의 遊戱유희를 통해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그동안 우리의 미술이 많은 사람들에게 형식적이고 보수적인 예술로 보이거나 단편적인 시각으로 비추어졌을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우리의 미술은 흘러가는 시간 속에 머물러 있었거나, 아니면 더디게 발전되어온 것과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제는 그 답을 먹과 붓의 놀림과 遊戱유희를 통해 전통 미술이 가진 조형과 색채, 구도를 살려 창작에 매진한다면 분명 우리의 미술은 人格인격과 人品인품의 미술이요 道도의 예술로 세계인의 이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먹과 붓의 만남은 서양미술이 흉내 낼 수 없는 여러 가지의 精神性정신성과 人間本性인간본성을 잘 살려야 할 것이다.
작가는 선비의 상징인 소나무와 문화유산을 함께 넣어 먹과 붓의 遊戱유희를 즐기고자 했다. 예술의 긴 旅程여정을 생각하면 지금의 나이도 어리다고 본다. 그래서 더욱 섬세하고 기본에 충실하며 創意的창의적인 예술의 길을 가야 한다고 본다.
그런면에서 사물에 대한 直觀力직관력과 다양한 경험을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새로움을 찾기란 참으로 어려운 길이다. 그래서 여행과 독서, 타 장르와의 만남을 통해 길을 찾고자 한다.
천연기념물과의 만남, 문화유산과의 만남 참으로 고귀한 모습으로 다가왔으며 넋을 잃게 하는 무언가의 힘이 그냥 놔두질 않는다. 한 번은 아니 언젠가는 표현해야 하는 혼을 느껴 지금의 작품으로 펼쳐 놓으니 부족함이 많다. 시작이라 생각하고 과정이라 여긴다. 더욱 빛을 발하는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 할 것이다. 먹과 붓의 饗宴향연이 더욱 자유로워질 때, 즐겁고 아름다운 색채로 우리 미술의 근간을 이룰 큰 그림을 만나게 될 것이라 믿는다.
당나라의 화가 張彦遠장언원의『歷代名畵記역대명화기』에서 '꽃이나 눈보라를 화려한 색깔을 쓰지 않고도 표현 할 수 있고, 五色오색을 쓰지 않고도 오색비단을 그릴 수 있다'고 한 것과 같이 먹의 색은 죽음의 색이 아닌 약동하는 생명의 색인 모든 색의 종합인 것이다.
먹의 색은 精神정신이며 人格인격이고 道도의 표현 이라고 말하고 싶다.
자유롭게 작품을 통해 자신의 말을 전하고 거리낌 없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藝術世界예술세계를 거닐고 싶다.
도와주신 분들이 많다.
모두에게 감사드리고 작가에게 알게 모르게 힘이 되고 있는 知人지인들이 있음을 안다. 그 힘을 믿고 알기에 오늘도 도전하
고 새롭게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새로운 모습을 꿈꾸며 가족을 사랑하고 모두에게 사랑을 보낸다.
2011. 12. 6
서 상 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