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9    업데이트: 23-09-20 14:32

석도화론

​12. 임목(林木)
관리자 | 조회 61
12. 임목(林木)

 

   옛 화가들은 나무를 그릴 때 삼주(三株) 혹은 오주(五株)로 그렸다. 나무는 정(正)과 반(反)으로 하여금 음양을 내고 각자의 면목으로 된 고하의 차이가 있어 생동이 극치에 달해야 한다. 내가 그리는 송백(松栢), 괴목, 노송은 삼주 오주가 다 있고 그 기세는 마치 영웅이 일어나 칼춤을 추듯 하고 내려다보고 쳐다보고 준립(蹲立)해 있으며 너울너울 춤추는 듯하고 바람에 불리어 휘어져 있거나 혹은 강경하고 혹은 유연하다. 운필(運筆)과 운완(運腕)은 대부분 석(石)을 그리는 방법으로써 수목 그리는 방법을 삼는다. 오지(五指)와 사지(四指)와 삼지(三指)가 대개 팔을 따라 움직이며 팔꿈치를 펴고 움츠리는 신축성은 처음에서 끝까지 일력(一力)으로 한다. 그 운필이 중처(重處)에는 극히 무겁게 하고 여백에는 운필의 속도와 방행이 날 듯 화선지 위를 달리면 몹시 사납고 거친 맹기(猛氣)를 제거하여 자연히 영묘(靈妙)해진다. 그렇게 하면 혹은 농(濃)하고 혹은 담(淡)하고 혹은 허(虛)하고도 영기(靈氣)가 있으며 혹은 공허(空虛)하고도 신묘(神妙)하여진다. 큰 산을 그리는 방법 역시 이와 같은 법으로 하며 다른 법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생소(生疎)한 곳에서는 파쇄(破碎)하듯한 형상을 구하면 이것을 말하지 않아도 자연히 다 변화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출처] 12. 임목|작성자 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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