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9    업데이트: 23-09-20 14:32

석도화론

​3. 변화 (變化)
관리자 | 조회 58
3. 변화 (變化)

 

   옛사람들은 전통적인 문화와 지식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화가는 이와 같은 지식을 갖추는 것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유감스럽게도 화가들은 옛날의 고리타분한 것을 변화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이는 전통적 지식에 얽매인 것이다. 꼭같은 지식에 얽매이면 넓게 발전하지 못하므로 사람들은 무법(無法)에 이른다. 무법이 유법(有法)이 되는 것은 모름지기 법에 이르는 것이다. 대개 유법에는 반드시 변화가 있고 변화가 잇은 후에는 무법이 된다. 그림이란 천지 변통의 대법이요, 산천의 형세가 아름다움을 뽐냄이오, 고금의 물질을 다스리는 법도요, 음양(陰陽)과 기(氣)의 법도를 유행(流行)시키는 것이요, 필묵의 운용(運用)을 빌어서 천지의 만물을 묘사함으로써 스스로 도취되어 자기의 심령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지금 일반 화가들은 이 원리를 명백하게 알지도 못하고 가벼이 행동하여 말하기를

 [모씨의 준법은 가히 기초가 되어 있고 모씨의 산수화는 쓸 만하지 못하니 오래 전할 수  가없고 모씨의 그림은 청담(淸淡)해서 품격을 세울 만하고 모씨의 그림은 기교(技巧)가 잘 안 되어  있다고 사람들은 무시해 버린다.] 

라고 한다. 이것은 내가 모씨에게 부림을 당한 것이요, 모씨가 나에게 부림을 당한 것이 아니다. 또 성급하게 모씨만 맹종하게 되면 결국 그가 먹다 남은 찌꺼기 국물만 먹게 될 뿐이니 나는 결국 무엇이 되겠는가? 그러므로 나는 나를 위해서 나 스스로 존재해 있는 것이다. 공자는 말하기를

  [나도 태어날 때부터 알고 태어난 것은 아니다. 다만 옛사람의 남긴 업적을 사모하여 끊임 없이 배우고 연구하였을 뿐이다.]

라고 하였다. 대체로 옛것을 좋아하고 사모하여 끊임없이 연구하고 배운다면 곧 변화(變化)가 나타나게 된다.

[출처] 3. 변화|작성자 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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