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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평론

튤립, 그 소녀 / 이태수 / 웹진 공정한시인의사회---2025년 6월호
아트코리아 | 조회 141
신작시
튤립, 그 소녀 / 이태수

오늘 아침 앞뜰에 핀 튤립은
까마득한 세월 저편의 소녀 같다
어디서 무얼 하며 사는지도 모르는
한 여인이 옛 모습 그대로
나를 만나러 온 것만 같다
뜬금없는 몽상이더라도 한동안
이 환상 속에 머물고 싶다
 
마치 동화 나라의 요정 같은 그 소녀는
먼발치에서 서너 번 보고
가까이 만난 적도 없는데
그 동화 속으로 가고 싶어서 이런 걸까
 

해마다 봄이 오면 떠오르는
그 소녀가 앙증스럽고 새치름한
빨간 튤립을 닮아서 그런지
튤립에 겹쳐서 보이는 건지
어디서 무얼 하며 사는지도 모르는
까마득한 세월 저편의 그 소녀가
오늘따라 이다지도 보고 싶다
 

1974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은파』 『먼 여로』 『유리벽 안팎』 등, 시선집 『먼 불빛』 『잠깐 꾸는 꿈같이』, 육필시집 『유등연지』, 평론집 『대구 현대시의 지형도』 『여성시의 표정』 『성찰과 동경』 『응시와 관조』 『현실과 초월』 『예지와 관용』 등이 있음. 〈한국시인협회상〉 〈한국가톨릭문학상〉 〈상화시인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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