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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40

2007년 02월 27일 惡의 神 모모스가 남긴 교훈
이태수 | 조회 408

惡의 神 모모스가 남긴 교훈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神(신) 모모스는 남을 경멸하고 비난하는 데 열을 올렸다. 언제나 남의 險談(험담)에만 소리를 높였다. ‘인간의 가슴에 창을 만들어 속마음을 알 수 없게 했다’고 말한 신을 비난했다가 결국은 하늘에서 쫓겨나게 된 ‘죄악의 신’이었다. 이 모모스 이야기가 비유하는 핵심은 남을 헐뜯고 비난하지 말라는 경고다.

‘검으면 희다 하고 희면 검다하네/ 검거나 희거나 옳다 할 이 없다/ 차라리 귀 막고 눈 감아 듣도 보도 말리라’라는 내용이 담긴 우리의 ‘海東歌謠(해동가요)’도 비슷한 일깨움을 안겨준다. 中宗(중종) 때는 당파 싸움이 서로 모함하고 비방하는 流言蜚語(유언비어) 난무 양상이 극단으로 치달아 나라를 온통 혼란에 빠져들게 했다.

요즘 세상이 바로 그 짝이라 해도 지나치지 만은 않을 듯하다. 정치판은 물론 어디를 둘러봐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어떤 문인이 요즘 우리 사회를 ‘인간은 외출하고 없는 공간’이라고 심하게 말했지만, 그까지는 아니더라도 眞實(진실)보다는 僞善(위선)과 잔꾀로 득세의 길을 가는 사람들이 많은 세태임엔 틀림없는 것 같다.

우리는 지금 서로 편협한 이기심을 앞세우고, 위선적인 인격을 성실한 듯한 표정으로 가장하는가 하면, 남을 생각하는 척 기실은 해치려고 하고 있지 않은지 스스로 들여다봐야 한다. 만약 그렇다면 인간관계는 非人間化(비인간화)로 가게 되고, 오로지 경쟁에서 이기려고만 하는 발버둥과 術數(술수), 남 헐뜯기와 비난으로 인해 ‘易地思之(역지사지)’와는 거꾸로 갈 수밖에 없게 된다. 그 결과는 갈등과 反目(반목), 불신과 불행, 종국에 가선 자기 파괴로 이어지지 않기 어렵다.  

이 같은 비인간적 행태는 가정에서의 天倫(천륜) 배반, 직장에서의 불신과 敵對行爲(적대행위)를 낳고 키우게 되기도 한다. 국가와 사회는 그런 악재들이 모여들어 아수라장이 안 되고 베길 도리가 없다. 더구나 그 피해는 모두 부메랑처럼 되돌아오게 될 수도 있다.

어떤 학자는 지금 우리 사회에선 신의와 의리, 약속과 믿음 등이 파편처럼 부서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게다가 이 地震(지진) 현상은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정치지도자들 사이에 가장 먼저 일어나 ‘도미노 현상’을 부른 나머지 온 나라를 혼란과 갈등, 겉잡기 어려운 분열에  빠뜨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실 정치지도자들은 약속 破棄(파기)와 거짓말을 얼마나 많이 해 왔던가. 권력을 향한 목적 좇기에 혈안이 돼 토사구팽을 스스럼없이 자행했었다. 선거 때만 되면 이용과 배반으로 무리지어 나는 ‘철새 정치인’들이 이동과 이합집산을 거듭했다. 올해도 벌써부터 그런 낌새들이 속속 불거지고 있는 형국이다.  

열린우리당의 의원 집단 탈당 행렬→통합신당 시도의 간판 바꿔 달기 움직임→대통령의 탈당→집권당 소멸과 野黨行(야당행) 등을 지켜보는 심정은 어지럽기만 하다. 뭐가 뭔지 도무지 그 속셈을 알 수 없다. 또 속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고개를 든다.

특히 어떤 깜짝쇼를 연출해 국민의 넋을 빼거나 奇想天外(기상천외)의 음해성 전략을 구사해서라도 다시 執權(집권)해보겠다는 ‘현혹의 노림수’가 불거질지도 알 수 없다. 실제 국민이나 民生(민생), 나라 발전은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권력에만 집착하는 경우는 단호히 경계해야 한다.

이런 와중에 제1당이 된 한나라당은 어떤 모습인가. 가장 앞서 달리는 두 경선 주자 간의 ‘제살 뜯기’식 檢證(검증) 공방,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분열과 自中之亂(자중지란) 조짐 등은 어느 모로 봐도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헐뜯기 진흙탕 싸움으로 갈등과 분열을 가져온다면 당을 위해서도, 집권을 위해서도 불행을 자초하는 일이다.

어느 당을 막론하고 네거티브 戰略(전략)으로 정권을 창출하려 한다면 큰 잘못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절대로 그래서도 안 된다. 孔子(공자)는 ‘어진 자는 그 말 한 마디도 가벼이 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정치인이라면 공자의 이 말을 깊이 새기고, 모모스가 남긴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민도 ‘세 번째 속았을 때는 속은 자가 더 나쁘다’는 속담 대목을 명심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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