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5    업데이트: 12-11-21 15:13

킬럼-1

대구문예회관장 영입 서둘러야
이태수 | 조회 846

대구문예회관장 영입 서둘러야

 

李 太 洙 <문화부장>

 

 문화예술인들 가운데 어떤 인물이 전문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 자리에 영입될 것인가?

 

 대구문화예술계의 관심이 이 문제에 쏠리는 가운데 대구시는 노심초사 주춤거리고 있으며, 예술인들은 예술인들대로 ‘기대 반, 우려 반’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일부 인사들은 이 자리를 향한 욕망에 불을 지피면서 각양각색의 잡음들을 뿌리고 있어 그 매듭이 어떻게 풀리게 될지, 귀추가 모아진다.

 

 이 자리는 별정직 4급 공무원(서기관)이지만 전시장과 공연장을 갖추고 있는 대구문예회관과 대구시민회관을 관장할 뿐 아니라 대구시립예술단 6개 단체(교향악단, 합창단, 오페라단, 국악단, 무용단, 소년소녀합창단)을 이끌어나가는 「요직」이며, 사상 최초로 전문지식을 갖춘 예술인을 등용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더구나 문희갑 대구시장이 이같은 의지를 일찍이 밝혔으나, 전임 관장이 퇴임된 뒤 2개월이 지나도록 뚜렷한 가닥을 잡지 못하고 예술인들 사이에 번지는 갖가지 「소리」들에 휘말리는 감마저 없지 않다.

 

 이 숙제의 딜레머는 우선 ‘누가 과연 적격인가라는 문제를 두고 껄끄러움을 면치 못하는 데서 비롯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문희갑 시장은 지난 대구시장 선거 때 공약으로 이 문제를 제기, 취임한 뒤 곧 ’전문인 관장‘ 영입을 시도했으나 이론이 분분해 「적격 인물」을 발탁하는데 용단을 내리지 못해온 것 같다. 더구나 최근에는 “이미 조례를 바꾸어 놓고서도 그 인선의 가닥을 잡지 못할 정도의 이곳 현실을 가슴 아파하고 있다”는 심경을 털어놓기까지 했다.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질적인 향상’을 위해서는 ‘전문화’가 요구되며,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자리에 전문 인력이 자리 잡는 것은 이상적이다. 그러나 이 원칙론나 이상론과는 달리 그런 인력을 찾아 임명하는 데는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르게 돼 있기도 하다.

 

 이 자리는 대구의 문화예술계에 큰 영향력을 뿌릴 수 있는 위치라고 하더라도 별정직 4급 정도의 직급으로는 중진예술가들이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조건을 갖추었다고 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대학교수의 경우 과연 장래가 확실하게 보장돼 있지도 않은 이 자리에 앉기 위해 직업을 바꿀 ‘용기’가 있을까? 그렇다면 이 자리를 향해 도전하는 예술인은 결국 대학이나 뚜렷한 자리에서 일하고 있지 않거나 퇴직한 원로들에 국한될 수 밖에 없으며, 이 경우 대구시로서도 선뜻 용단을 내리기에는 주저될 것이다.

 

 소문에 따르면 문화예술계의 고질적인 병폐들이 이미 여러 가지 양상으로 불거지고 있다고도 한다. 사명감보다 ‘잿밥’에 관심이 있는 일부 인사들이 서로 흠집 내기를 일삼는가 하면, 연로한 원로인사가 특정인과 관련돼 후보로 거론되고, 편 만들기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나 이제 대구시는 빠른 시일 내에 결단을 내야 할 것이다. 예술가들의 집단은 원래 개성이 강한 집단이며, 다양한 ‘소리’가 나오기 마련이기 때문에 시일이 흐를수록 ‘잡음’만 무성할지도 모른다.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최고결정권자는 다양한 ‘소리’에 귀를 열되 하루 속히 추천(예총 대구지회와 조율 중)된 인사들 중에서 과감하게 임명하는 결단을 내야 할 것이다. 당초의 의도가 그렇듯이 공명정대하고 냉철하게 ‘전문성’을 지닌 예술인을 영입, 시립예술단의 활성화와 대구예술계의 발전을 앞당겨나가야 할 것이다. 의지가 확고하다면 무엇이 두려운가?

 

 문화계 인사들은 이 자리의 직급을 상향 조정하고, 원로예술인들을 예우하거나 상징적인 인물로 앉히기보다는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획성과 행정력을 겸비한 인사를 영입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공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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