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5    업데이트: 12-11-21 15:13

킬럼-1

문화재, 보존과 관광자원화를
이태수 | 조회 921

문화재, 보존과 관광자원화를

 

李 太 洙 <북부지역본부장>

 

 경북지역은 ‘문화유산의 보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사 이래의 문화재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국가 지정 문화재만도 전국의 20% 정도가 분포돼 있다. 경북도 지정 문화재까지 보태면 무려 1천3백9점(5월 현재)에 이른다고 한다.

 

 지역별로는 신라 고도인 경주시에 286점이나 산재해 있지만, 그 다음으로는 안동시가 230점, 영주시 67점, 봉화군 65점, 예천군이 58점 순으로 나타나 경북 북부지역이 안고 있는 문화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북 북부지역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를 안고 있는 안동시의 경우, 국유로 등재된 것이 50여점, 사찰이 13개소이며, 그 나머지는 대부분이 각 문중 소유이다. 그러므로 안동의 문화재는 의성 김씨, 안동 권씨, 풍산 류씨, 진성 이씨, 광산 김씨, 고성 이씨, 영천 이씨 등 각 문중의 역사와 그 숨결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이같이 많은 문화유산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소중함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심지어 일제 때까지는 눈 밝은 「도둑」들이 무수히 훔쳐갔으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금도 여전히 방치, 훼손되고 도굴되는 불상사가 일어나고 있기도 하다. 국가 차원에서는 예산 부족을 가장 큰 이유로, 알면서도 방치하거나 모른 체 책임을 회피하는 감마저도 없지 않다. 알 만한 사람들도 체념하고,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계층은 몰라서 지나쳐 버리곤 한다.

 

 우리는 오랫동안 ‘잘 살기 위하여’라는 미명 아래 문화를 뒷전으로 미뤄왔었다. 하지만 이제 우리도 물질적으로는 선진국들을 넘볼 정도가 됐다.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인식과 그 질 높이기를 위해 문화가 삶의 중심에 놓여야 한다는 인식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더 잘 살기 위한 ‘개발’에만 치중하는 분위기이다. 그 때문에 문화유산들은 물론 역시 보존돼야 할 ‘자연’까지도 훼손되고 있다. 대규모 개발계획 지역의 매장문화재는 단순한 지표조사나 수습발굴을 거친 뒤 공단이나 아파트단지 아래 그 자취를 감추고 있으며, 그 지역에 살던 주민들의 생활문화는 흔적조차 없어져가고 있다. 지역의 독특한 문화환경들은 고층 아파트로 둘러싸이고, 아름다운 숲이나 백사장들이 개발에 밀려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산과 강의 수려한 경관들이 교통 개발과 댐 공사로 허리나 사지가 잘려나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우리는 이제 문화유산과 자연을 보호하고, 관광자원화 하는데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대화에 밀려 표류하는 향토문화유산들과 훼손되는 자연을 보전하고, 「문화」와 「개발」의 충돌현상을 지양해야 한다. 문화의 창달과 발전을 위한 방안이 적극 모색되고, 그것을 위한 예산이 확충돼야 하며, 전문 인력을 강화해 지역문화의 핵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지역민들의 자긍심이 높아지고, 지역문화 또는 향토문화가 갖는 개성이 「한문화」 속에 정립되는 기틀을 마련하게 되며, 지역문화의 총체인 「한문화」가 세계화시대의 우리 위상을 한층 빛나게 해줄 것이다.

 

 나아가 이 귀중한 문화유산과 자연경관들을 해외의 여행객들까지 즐겨 찾는 곳으로 적극 개발할 때도 됐다. 유림의 고장인 안동의 경우 독특한 관광자원을 풍부하게 지니고 있는 곳이다. 여러 문중의 유물과 유적, 건축양식과 생활풍습 등은 역사기행의 현장으로 각광받을 수 있고, 국제적인 관광자원으로도 빛을 볼 수 있으리라고 본다. 각 문중의 종가를 비롯한 유적, 유물 등이 푸짐한 안동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각종 문화유산들을 가꾸고 그 문도 활짝 열어야할 것이다. 그래야만 전통문화도시로서 뿐 아니라 관광도시로도 부상하게 되고, 관광도시화는 물질적인 삶까지도 윤택하게 해주는 지름길을 열어 주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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