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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30

民心 역행의 ‘위태로운 리더십’
이태수 | 조회 461

<李太洙 칼럼> 54-(2007.1.16)

 

民心 역행의 ‘위태로운 리더십’

 

독선적 ‘권력 집착 사생결단’ / 정국 뒤집기 政略 안 통해야

 

   

 오늘의 우리 사회와 정치 판도를 보면 곤혹스럽다. 언젠가 한 학자가 지적했듯이, 많은 사람들이 정치권력에 최상의 가치를 부여하므로 세상은 더욱 시끄럽고 어지러워지는 느낌이다. ‘높은 자리’를 향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정치인들과 추종세력들이 벌이는 권력 지향적 사생결단(死生決斷)은 불안감을 넘어 절망감을 떨치지 못하게 한다.

 

 정치권뿐 아니라 보통사람들도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그 일에 사명감(使命感)을 갖고 가치 부여를 하고 있는가. 아무리 봐도 지나치게 권력 지향적이다. 높은 위치에 있을수록 정작 해야 할 일이나 국민이 원하는 바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나라를 위한 소명감보다 정략(政略)과 노림수들이 판을 칠 게 뻔하다.

 

 국민을 위하고 참여시키는 정치를 천명하면서 출범한 참여정부는 집권 4년 동안 세상과 민심(民心)의 흐름을 줄곧 외면했다. 독선과 아집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국제 문맥에서도 사회주의가 허물어지는 추세와 거리가 멀게 좌파(左派)들이 권력을 휘둘렀다. 세상의 흐름과 역행하면서 반목과 갈등을 심화시켜 왔다.

 

 새해 들어서는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혼란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 벌써부터 연말의 대선(大選)을 겨냥한 필사적 정치 술수들이 불거지는가 하면, 앞으로 어떤 기상천외의 사태들이 연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노무현 대통령은 권위와 질서를 무너뜨리는 ‘위태로운 리더십’을 쏟아내는 가운데 정부․여당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대다수 국민의 생각과 느낌, 고통과 시름엔 눈길마저 주지 않은 채 오로지 ‘제 길 가기’다. 막무가내 정략과 정쟁(政爭)뿐, 막말과 헌법 파괴적인 발상으로 오락가락이다.

 

 대통령은 뜻이 다른 정치인이나 사회 지도층의 말은 물론 민심마저 아랑곳하지 않는다. 폭넓은 소통(疏通)은 고사하고 대통령이 적반하장(賊反荷杖) 말귀가 통하지 않는다고 불평을 늘어놓는가 하면, 품위와 설득력이 없는 말들만 터뜨리고 있다.

 

 무슨 꼼수요 노림수인지는 알 수 없으나 대통령이 과연 이래도 되는 건지…. 문제를 풀어나가는 출발점이어야 할 소통은 남의 말을 듣고 이해하려 하는 게 먼저다. 그런데 아예 귀를 막고 온몸으로 이를 거부하고 있으니 기가 찬다. 앞으로 어떤 ‘돌출(突出) 발언’과 노림수로 국민을 현혹하면서 ‘내 고집대로’ 휘젓기만 할 건지, 도무지 앞이 보이지 않는다.

 

 최소단위의 공동체인 가정만 하더라도 가족을 두루 살피고 존경받을 수 있어야 ‘제대로 된 가장’일 수 있다. 그런데 한 나라의 최고통치자가 ‘코흘리개 골목대장’ ‘민맹(民盲)’ ‘고집불통’ ‘오만방자’ 등의 온갖 비난을 받아서야 어디 체통이라도 서겠는가. 또 비난(非難)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려고만 들어서야 어느 누가 받들 것인가.

 

 게다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개헌(改憲) 카드로 ‘논쟁만 유발’해 소모적 정쟁으로 치달을 소지를 키우고 있다. ‘헌법이 만화책도 아니’라면 ‘생각이 짧은 것’이며, ‘판을 흔들려고 내놨다면 무책임한’ 지도자라는 비난까지 나오는 건 비판적 시각에서 보지 않더라도 당연지사(當然之事)다.

 

 만약 정권 말기의 레임덕과 거기 쏟아지는 화살들을 피해보려는 꼼수요, 정치권과 국민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정국(政局) 뒤집기용 정략’이라면 참 나쁜 도박이다. 국민을 우롱하는 행태다. 아무래도 차기 정권을 결정할 대선을 앞두고 지금의 집권 세력이 서둘러 제기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

 

 올해 대선이 국운(國運)과 ‘21세기 한반도호’의 향방을 새롭게 잡아나갈 결정적 전기가 되려면 정말 이래서는 안 된다. 대통령은 물론 대선 주자들이 당파적(黨派的) 이해관계 이전에 나라와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나라가 새롭게 다시 일어서고, 국민이 잘 살 수 있는 길이 반드시 열려야만 한다.

 

 그런 길을 열려면 야당(野黨)은 힘을 결집해 집권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강구가 급선무다. 대통령과 여당(與黨)은 실정(失政)을 뼈저리게 자성하면서 국민의 심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자세여야 한다. 국민 역시 제자리에서 이성을 찾고, 눈을 바로 떠야만 한다.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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